남의 기대가 내 선택에 영향을 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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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판단
말을 아꼈던 그 순간이 돌아오곤 한다나는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혼자만 컵을 만지작거리며 잠깐 멈췄다. 결론은 이미 정해진 듯했고, 박수까지는 아니어도 고개를 끄덕이는 표정들이 이어졌다. 겉으로는 깔끔한 마무리였다. 그런데 마음속에는 아주 얇은 가시가 남았다. “괜찮다”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지고, 대신 “내가 정말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늦게 도착했다. 돌아오는 길엔 바람이 차가웠는데, 이상하게 그 차가움보다 속이 더 서늘했다. 선택은 끝났는데 감정은 정리되지 않았다. 그 불일치가 유난히 신경을 건드렸다.예전의 나는 ‘무난함’을 성숙으로 착각했다한때 기준은 단순했다. 눈에 띄지 않는 방향, 모두가 납득할 것 같은 결정. 그 길을 고르면 적어도 크게 욕먹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